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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간호사

내시경실 이야기 #1 - 업무 준비

by 경거망둥어 2021. 3. 21.

#4년 차 간호사

#내시경실 이야기


 




 내시경실 간호사의 하루 일과를 꼭 한 번 공유해 보고 싶다...고 한 지도 언 4년이 지나고, 도, 마침내는 퇴사를 하고 나서야 이 글을 쓴다. 그간 나의 귀찮음도 한몫했지만 병원이라는 곳이 워낙 폐쇄적인 집단이다 보니 이른바 '아웃팅'될까 두려운 마음이 컸더랬다.

 내시경실은 처음 일을 배우고 나면 쭉- 경력 개발하기에 나쁘지 않은 부서다. 한 2년 정도만 진득이 배우고 나면 나름대로 기술성과 전문성을 갖춘 간호사가 되니, 경력 인정으로 수술실만큼이나 메리트가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인지 내시경실은 병원-병원 간에 어느 정도의 conection이 있다. 경력직 간호사의 이력서가 병원 인사팀에 들어오면, 이전 병원에 연락해 해당 간호사의 전력을 살피기도 한다. 병원의 규모가 작아질수록 관례로 여긴다. 당연히 반대의 경우도 발생하고.(실제로 우리 부서 수 선생님의 입김으로 안 좋게 퇴사했던 간호사가 타 병원 취업에 실패했다...) 

 이런 여러 가지의 이유가 있었던 고로 퇴사 날짜가 훨씬 지나고서야 블로그에 글을 끄적끄적 해본다. 업무가 질리고 질려 어느덧 아무 감흥도 없어져 버린 -하지만 누군가에겐 신비와 미지의 세계일 수 있는- 내시경실 이야기가 도움이 되길 바라며. 

 


 모든 병원이 그러하듯 부서 업무의 시작은 출근과 함께 시작된다. 고객의 타깃층이 직장인인 병원의 경우에는 이르면 7시부터 내시경 검사를 시작한다. 그렇게 되면 간호사 출근 시간은 적어도 6:00~6:30분. 출퇴근 시간은 병원마다 다르지만 보통 주 5일, 주 40시간의 원칙을 지킨다. 

 보통은 대부분 8:00~8:30분에 검진을 시작하는데 내가 다니던 병원(이하, 전 병원이라 하겠다)도 마찬가지였다.    

 

-07:30 간호사 출근 & 검사 준비

-08:30~12:30 오전 내시경 

-12:30~13:30 점심시간

-13:30~15:00 오후 내시경

-15:00~16:30 내시경 외 업무 

 

 물론 모든 검사나 업무, 점심시간이 시간에 딱딱 맞게 끝나진 않는다. 이건 어찌 보면 너무 당연한 이야기일지 모르겠다. 점심시간이 됐다고 해서 상행결장 어딘가를 탐험하고 있는 내시경을 그냥 빼버릴 수는 없는 노릇이니 말이다. 다가오는 인계 시간의 압박을 견뎌내는 병동, 중환자실이나 밥을 먹다가도 숟가락 던지고 뛰어야 하는 응급실에 비할 바는 당연히 아니다. 이렇게 여유롭게 점심을 먹은 부서는 대학 시절 실습, 이미 병원에선 5, 6년 차가 되어버린 학교 동기들 귀동냥, 나의 이전 병동 경력을 통틀어 처음이었으니까. 

 


 7:30시 출근부터 8:30시 첫 검사 시작전까지 약 1시간 정도의 업무를 생각해보면, 첫 출근자가 부서 점등으로 하루를 시작한다. 내시경 기계를 미리 켜고, PC 세팅도 마친다. 병원에서 사용하는 EMR 프로그램과, 내시경 검사 시 사용하는 비디오 프로그램을 켜 둔다. 당일 검사를 진행하는 의사 아이디도 다 켜 두고.

 그 뒤 내시경 기계 여러 부분들이 잘 작동하는지 샅샅이 살핀다. 당연하지만 가장 중요한 부분이다. 왜냐하면 환자에게 수면 유도제가 주입되고, 검사가 진행되기 시작한 뒤 기계에 문제가 생기면 안되기 때문. 내시경 기계는 위나 대장 어디쯤에 꽂혀있고 수면 상태는 점점 깨지기 시작하는데 기계가 오작동한다? 내시경 검사 중 발생할 수 있는 매우 다급한 상황이라 할 수 있겠다. 내시경 영상을 찍는 비디오 프로그램은 잘 작동 하는지, 위 대장을 부풀려줄 공기 주입 기계는 잘 작동하는지, 화면의 white balance는 잘 유지되는지 등등 시스템 체크가 주된 아침 준비가 된다.

 한 바탕 PC 세팅을 끝내면 물품이나, 주사 약품 등을 바로바로 사용하기 편하도록 준비한다. 별 거 없지만 촌각을 다투는 시간에 그 별 거가 없으면 별 일이 돼버리고 만다. 이런 갖가지 부분에 각 병원 내시경 부서의 routine을 따라주는 것이 중요하다. 가끔 경력자 선생님들이 처음 일 배우며 '전 병원에서는 여기 뒀었는데?' 혹은 '전 병원에선 이렇게 했는데?'라고들 입버릇처럼 말씀하시는데. 진짜 제발 그런 소리 좀 안 듣고 일하고 싶다. 


 여기까지가 내시경실 액팅 아침 준비다. 이외에도 진료실 PC세팅, IV 등 주사실 세팅, 결과 상담 및 처방 업무를 보는 자리 세팅 등등의 내시경실 업무와 외래 업무를 교묘히 섞어놓은 듯한 자리 준비지만 그건 차차 이야기할 기회가 있을 듯.

 

dailybychunkyo.tistory.com/70 

 

내시경실 이야기ㅣ검사 업무ㅣ소화기 내시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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