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상근직이란(regular work) 상시로 근무하는 일정한 직업, 9A-6P 등의 정해진 근무시간을 가진 직업을 말한다. 병원에서 근무하는 간호사라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이 바로 '3교대'인데 태움 문화나 환자 및 의료진 간의 갈등은 둘째치고 3교대 때문에 간호사를 그만두는 사람들이 더 많다. 태움은 1-2년 버텨 자연스럽게 선배 간호사가 되면 해결되는 일이고, 의료진 간 갈등 또한 시간이 약이다. (근데 3교대가 안 맞으면 답이 없다..)(진짜다..)
나도 마찬가지의 경우인데 3교대를 그만둔 첫 번째 이유는 약한 체력 때문이었고 두 번째는 정서적인 우울감 때문이었다. 보통 3교대를 하게 되면 기본적으로 한 duty 당 8시간으로 정해져 교대가 돌아가는데 다니던 병원의 나이트 근무 시간은 짧아도 10~11시간 정도였다. 저녁 9시 30분에 출근해서 아침 8시~9시 사이에 퇴근했다. (앞, 뒤 인계 시간도 고려해야 하고 무엇보다 부서의 신규였기 때문에)
체력도 체력이지만, 평소라면 자야 될 시간에 자지를 못하고 고강도의 노동을 하고 있으니, 가끔은 '이러다 정신이 나가면 어떡하지ㅠㅠ' 이런 고민도 했었던 기억이 난다. 또 평소 내가 그렇게 규칙적으로 자고 규칙적으로 일어나는 사람인 줄 몰랐는데. 세상에. 나는 낮과 밤의 경계가 아주 뚜렷한 사람이었다. 낮은 다 함께 일하고, 밤에는 다 함께 자야 했다.
생각해보면 개인적으로 가장 서글펐던 때가 바로 '출근 버스 안'이었다. 하루 일과를 마친 뒤 모두가 조금은 지친 채로, 조금은 relaxed 한 상태로 퇴근하는 만원 버스에 깨끗이 단장한 채 홀로 출근하고 있는 나. 어둑한 버스 창밖으로 바쁘지만 셀레는 저녁시간을 즐기는 사람들을 바라보는데 그때 느낌은 뭐랄까. 세상에 혼자 동떨어져 있는 느낌...? 다른 세계에 살고 있는 느낌...? 아니, 그 이상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아주 묘한 느낌이 들곤 했다. (물론 그 이후에 간호사뿐만이 아니라 2교대, 3교대를 하는 수많은 직업군들을 알게 되었고 스스로 우물 안 개구리임을 또 한 번 깨달았지만... :)
약 4개월의 상급병원 3교대를 경험한 후 규모가 작은 2차 병원을 알아보기 시작했다. 누군가는 끈기가 없다 할 수 있겠고, 또 누군가는 어려서 그렇다 할 수 있겠으나 당장 내가 살아야 했기에 과감히 이직을 택했다. 절대 끈기없음이나 어린 마음 때문이 아니었다. 내가 오래 할 수 있고, 지속적으로 할 수 있는 일을 찾아야겠다 생각했을 뿐이다. 그때 나의 베스트 키워드가 바로 #상근직 #간호사 상근직 #상근직 간호사 (ㅋㅋㅋ)
그렇게 열심히 정보의 바다를 떠돌때는 사실 상근직 간호사에 대한 정보가 많이 없었다. 그래서 내시경실로 들어가기 전에 내시경실은 어떤 업무를 하는지, 내시경실 간호사가 기본적으로 알아야 하는 것은 무엇인지 궁금했지만 찾을 수가 없었다. 이러한 이유로 앞으로 내시경실 간호사에 대한 포스팅을 써보고자 한다.
나는 3교대가 힘든 간호사 여러분들께 과감히 추천하고 싶다. 세상엔 참 많은 병원들이 있고, 더 많은 부서들이 있으며 어딜 가든 밥은 먹고살 수 있다고. 상근직을 원한다면 과감히 3교대는 버리고 8A-5P으로 근무하는 상근직으로 와보셔도 된다고.
-공감은 좋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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